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컴퓨터 앞에 앉아서 내일 발표할 주재를 쓰고 있습니다. 

시간은 9시가 넘어가고 있는 이 시간에 밖의 소음은 내 귓가를 스쳐 지나가고 있습니다. 제가 생활하는 체험 홈에 오기 위해서 걸어 올라오다 보면 남문 통닭집 앞을 지나쳐야 합니다. 그곳은 항상 음주가 있는 곳이고 통닭의 고소한 향기가 내 콧속으로 들어오면 예전에 생각들이 스쳐 지나가곤 합니다. 지금도 그곳에서는 약간씩 들리는 사람들이 대화하는 소리가 간간히 들려오곤 합니다.

어제는 아침부터 기말평가가 있어서 준비하기 위해서 의자에 앉아있는 시간은 평소보다 많았습니다. 그래도 어제는 경기아트센터에서 탱고공연이 있기에 오후에는 외출해 동료 선생님을 볼 수 있었습니다. 동료 선생님들과 함께 맛있는 점심도 먹고 시원한 커피도 함께 마시고 즐거운 오후였지만 집에 돌아와 간단하게 샤워를 하고 난 뒤에는 다시 의자에 앉아서 평가 준비를 했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그냥 내일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뒤로 미뤄놓고 다른 짓을 했을 것입니다.

다른 짓이란 음주를 말하겠죠. 그렇게 하루의 마무리는 항상 음주였고 내일이란 나에게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써 내려간 주재의 중간, 중간에 선택이란 단어가 들어가야 합니다. 남문 통닭 집앞을 지나올 때…. 옆으로 가느냐 아니면 집으로 올라오느냐는 나의 선택에 달려 있기에 몇 번은 망설였던 적도 있지만, 이제는 시간이 흘러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시간에 나의 선택이 올바른 선택이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이러한 선택의 중간에서 항상 첫 번째로 생각한 것을 선택했기에 옆으로 가는 길을 택했고 그 결과는 중독이라는 늪에 빠져들었습니다. 한번 빠져든 늪은 나에게 꿈과 희망을 빼앗고 캄캄한 중독의 어둠 속에서 길을 잃은 사람처럼 삶을 살아왔습니다.

처음 병원을 선택한 것도 나고 단주를 선택한 것도 나이기에 이제는 이 선택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을 하였기에 옆으로 빠지지 않았던 이유일 것입니다.

이제는 선택의 갈림길에서 선택을 해야 한다면 참다운 선택을 할 것입니다. 처음 병원을 선택한 것처럼 앞으로는 혼자 생각하고 선택, 하기 보다는 주위에 있는 분들의 조언을 듣는 것이 올바른 길이라는 것이라고 배웠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혼자가 아니고 동료가 있기에 참다운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중독에서 회복의 길로 가려는 것도 나의 선택니까요.